군대에 입대한 지 255일이 흘렀다.
아직 군생활은 절반 넘게 남았지만, 휴가 나온 김에 이때까지 내가 군대에서 무엇을 해왔는지에 대해 정리해 두려고 한다.
입대 전 ( ~ 20.06.22 )
훈련소 ~ 후반기 ( 20.06.22 ~ 20.08.20 )
예전에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선, 어떤 분야든 Managed Language의 개념이 잘 잡혀있어야 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이 말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 C언어 실력을 돌이켜 보았고 아직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어, C언어 공부부터 다시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훈련소에 C언어 책을 들고 가 틈이 날 때마다 읽었던 것 같다.
C언어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었지만, 좀 더 깊은 이해를 원했기 때문에 C언어를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공부했다.
실제로 코드를 작성해보고 디버깅을 해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열심히 노트에 손 코딩을 해가면서 개념을 익히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후반기 때는 육군정보통신학교에서 전술 C4I 운용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다. C언어도 꾸준히 공부했다.
주로 네트워크 장비와 서버, 리눅스 명령어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이전에 백엔드에 대해 공부하면서 헷갈렸던 라우팅과 네트워크와 관련된 지식들을 쌓을 수 있어서 즐거웠던 것 같다.
공부하던 것들이 사회에서 조금씩 알고 있던 지식들이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같이 공부했던 전술 C4I 20-10기들 중에서 성적으로 1등을 해 3박 4일 포상을 받을 수 있어서 기뻤다..ㅎㅎ
자대 ( 20.08.20 ~ 현재 )
자대에 와서는 대학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가 군대에 오게 된 원인이기도 했고 앞으로의 방향과도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정해지진 않았다.
하지만 12월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재수 공부를 하다가도,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C언어 공부를 하고 다시 재수 공부를 하고.. 마음이 갈대같이 움직였던 것 같다.
대학에 가는 것이 삶에 편할 것임을 알면서도 대학의 필요성에 대해 의심해보게 되고 다시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쉽게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과 상담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공부하던 모습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대학을 추천하긴 했다.
어른들은 조언해줄 때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많다고 네가 재능이 많아봐야 얼마나 있겠냐고.
하지만 나는 재능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겁먹고 안 하는 것보다 해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짧고 긴 건 대봐야 알지 않겠는가.
대신 후회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나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좋아하는 건 뭔지, 되고 싶은 건 뭔지..
한 번 종이에 마인드 맵 식으로 써보기도 하고 책도 읽고 하면서 나에 대해서 생각해본 것 같다.
그리고 <타이탄의 도구들>이란 책이 큰 도움이 되어 주었다.
내 취미들 중에 내가 노력해서 상위 25% 정도에 들 수 있는 것 뭐가 있을지 생각해보았고, 디자인과 음악, 코딩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일단 목표는 구글의 김종민 씨 같은 <인터렉티브 디벨로퍼>가 되는 걸로 정했고, 대학에 대한 생각으로부터는 잠깐 도망치기로 했다. 대학에 가지 않는 다고 내가 학교생활 때 쌓아둔 노력과 같은 것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C언어를 동적 메모리 할당까지 공부한 뒤, 입대 전 공부하던 지식을 떠올려 JS와 Algorismic Art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도 마음이 심란하다. 열심히 컴퓨터 공부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불안감은 잘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독학이라는 게 자율성은 높지만 그만큼 책임감과 불안감이 뒤따르는 것 같다. 나는 과연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미래에 훌륭한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이다. 해야 할 건 많은데 손에 잡히진 않는 그런 느낌인 것 같다.
그렇지만 자격증, 부트캠프, 토익, 재수 등 여러 선택지들 가운데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명확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겠다.
+ 2021/03/21
휴가와 격리를 한 시간을 합하면 한 달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다.
공부를 할만한 환경이 못된 것도 있긴 하지만.. 의지가 모자랐던 것 같다.
여태껏 작성하던 1주 1권 프로젝트도 거의 올리지 못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뭐든 시작해보려고 한다.
+ 2021/05/22
- 컴퓨터에 대한 나의 기본 지식을 점검해보고자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따려고 한다. (필기: 6월 27일~7월 3일)
- Typescript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객체지향(OOP)에 관한 기본개념들은 익혔는데 내가 짠 코드가 제대로 OOP를 따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 자료구조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Big O, 정렬, 탐색 등..)
+ 2021/06/23 ~ 2021/07/08
마지막 휴가를 나왔다.
학생부 종합 재수를 준비하기 위해 예전 고3 선생님도 뵙고 정보처리기능사 필기시험도 치고..
또 친구들이랑 놀고..ㅋㅋ 여러모로 새롭게 정비하면서 바쁘게 보낸 것 같다.
노는 와중에도 내가 이렇게 놀아도 되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그래도 필요한 휴식이었다 생각하고 다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해야 할 건 많다. 하지만 일단 눈앞에 보이는 것을 우선으로 해보기로 했다.
[ 반드시 해야할 것 ]
- 2022 대입 학생부 종합 준비 (7~8월 자소서 작성 / 면접 준비 / 9월 10일 원서접수)
- 정보처리기능사 실기(10월에 결정 / 대입 면접일과 겹치면 포기)
- 토익 영어(제발 꾸준히 하자!)
[ 추가적인 것 ]
- TS + OOP 드림 코딩 강좌 듣기
- 웹 전체의 개념 다시 정리 (기초는 항상 새롭고 깨달음을 준다.)
- Canvas 기술 공부 (물리 현상을 구현해보도록 / three.js나 pixi.js는 할 수 있다면..)
- 대입 실패 시 부트캠프 알아보기 (10월 즈음)
[ 일단 보류할 것 ]
- 토익은 우선순위에서 조금 미뤄도 될 것 같다. 대신 영어 공부는 항상 틈틈이 하자.
- 컴퓨터 공학(주로 하드웨어)은 파고들면 끝이 안 보여서 이것 정도로 일단 타협하자.
- Jira와 Agile은 아직 조금 이르다. 하지만 한다면 무료로 풀렸을 때 받아둔 여기서 공부하자.(유투버 닥코 님께 소소한 감사를..)
- 선형대수학..
전역까지 4~5달 남았지만 금방 지나간다 절대 풀어지지 말자.
대학은 가면 좋고 안 가도 지금과 달라질 것 없다. 너무 목매지 말자 조금 더 노력하면 된다.
나와 타협하려 하지 말고 그냥 꾸준히 내일의 나보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역 종합 6광탈, 종합 재수 6합격 후기 (0) | 2021.12.29 |
---|---|
뭘 해야 할까. (0) | 2021.11.04 |
반성과 재시작 (0) | 2021.10.03 |
입대 및 주니어 프론트 개발자의 회고 (0) | 2020.06.18 |
앞으로.. (0) | 2020.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