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글보다 기억이 잊혀지기 전에 최근에 글을 쓰겠다..
스타트업
아마 개발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주제이지 않나 싶다.
내가 먼 3, 4년 뒤에 창업을 도전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
우연히 대외협력팀의 선생님으로 부터 이 대회를 알게 되었는데, 딱 봐도 할 사람들만 하는 꿀 대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수상보다는 경험을 쌓자 라는 생각으로 대회에 나가겠다는 결심을 하였고 진로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한테 연락을 해서 팀으로 출전하게 되었다.
사실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었다. 하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처음 팀빌딩 시간에 팀 / 개인별 소개를 하는데, 이미 창업동아리에서 창업을 하고 계시거나 직장인 분들도 계셨고 또한, 창업 아이템이 어느 정도 인가를 테스트해보기 위해서 참가하신 분들도 계셨다.
정말 저렇게 대단하신 분들을 우리팀에 끼게 하는 것조차 실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 팀 소개를 내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아 얘내는 아무것도 아니구나'라고 말한 거나 다름이 없는 것 같다.
여튼 이때부터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팀 빌딩 시간에 아이디어를 급하게 짜내기 시작했다.
준비해온 아이디어를 돌아가면서 말했는데.. 다들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내 것도 포함해서 이 대회랑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하던 와중에 아이데이션 특강이 진행되었고 특강을 들으면서 많은 아이디어들이 다시끔 떠올랐다.
사실 이미 한 번쯤 들어본 것들일 것이다.
하지만, 특강을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고 깨달음을 얻었다.
-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아이디어와 시장이 좋아하는 창업 아이템은 다를 수 있다는 것.
- 창업 아이템을 생각하기 위해선 어떠한 생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들을 창업에 접목시켜 아이템들을 구상해야하는지.
두 번째 특강은 스피치 및 IR피칭에 관한 특강이었다.
이 특강에서는 우리가 준비한 아이템을 어떻게 말하고, 질문에 어떤 식으로 답변해야 하는지에 관한 특강이었다.
알찬 특강이었지만.. 나중에 발표할 때, 여기서 들은 것 중에 10% 밖에 실천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
특강이 끝나고 우리 팀은 다시 아이디어 구상하기에 들어갔고 다음과 같은 아이템들을 떠올려 보았다.
- 1. 나한테 안 맞는, 얼마 쓰지도 않은 화장품을 판매 & 공유 & 교환하는 서비스. (화장품 / 타임 커머스 / 거래 플랫폼)
- 2. 이 정도의 경비로 어떤 국가를 여행할 수 있을까 & 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일정표 공유. (여행 / 경비&일정표 중점)
- 3. 특정 분야에 대해 실시간 토론 & 토의 가능한 앱, 국가별 번역 기능. (토론 / 토의 / 번역)
- 4.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경제 어플 (사회초년생 / 보험 / 주식 / 커뮤니티?)
우리가 생각해낸 건 딱 이 정도였다.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들이었지만.. 결국 반례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해 그나마 나았던 1번 화장품 아이템으로 멘토 구하기에 나섰다.
당연히 어필에 실패했고 고남길 멘토님의 자리가 남아서 처음에 거절하셨는데 어떻게 우리를 담당하시게 되었다..ㅋㅋㅋㅋㅋㅋ 아이고..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ㅎㅎ)
그렇게 멘토링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우선 말씀해주신 것을 정리하자면,
1번 아이템(화장품)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았다.
- 코로나, 두창 시국에 남이 쓴 화장품을 사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 큰 수익을 내기 힘들 것이고 사업 확장이 힘들 것이다.
2번 아이템(여행)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았다.
- 코로나로 인해 망가진 여행사업으로 MZ세대를 다시 돌아오게 할 만큼의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다.
- 일정표에 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 여행 산업 자체가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 ex) SK에서 한, 여행일지 책자로 만들어 주기 사업?? (기억이 잘..)
여튼 핵심 아이디어 2가지를 다 말아먹고 멘토님과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 구하기에 나섰다.
이때 멘탈이 정말 많이 부서져서.. 환기시킬 겸 중앙 로비에서 얘기를 나눴다.
쉴 겸 멘토님께서 여러 말씀을 해주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템들은 거의 다 시장에 하나쯤 나와있다. 라는 말이다.
즉, 이미 없는 것을 만들어 내려고 하면.. 하나쯤 비슷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구현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그러니까. 어떤 부분에 차별점을 두고 어떻게 경쟁해서 살아남을지를 더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나온 아이템이 바로 밀키트 종합 검색 플랫폼이었다.
밀키트 종합 검색 플랫폼의 핵심 아이덴티티는 다음과 같다.
- 시중에 나와있는 여러 기업과 종류의 밀키트를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나에게 딱 맞는 밀키트를 구매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전국 각지 맛집의 밀키트를 책임지고 제작하여, 사용자들이 집에서 쉽게 전국 맛집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이 두 가지였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시작하여서 다른 조 들에 비해 늦은 만큼 열심히 하나하나 완성시켜 갔다.
여기서 또 나의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터지고 말았는데.. 업무 분담량을 실수하고 말았다.
내가 친구들의 역량을 잘 이끌어 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나는 매번 진심이지만, 누구나 다 활동에 진심으로 참여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하다가 팀원이 내가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대충대충 하자 라고 했을 때는 솔직히 화가 났었다.
팀원한테 맡기자니 원하는 만큼의 퀄리티가 안 나오고 내가 다하자니 시간이 모자라고.
사실 팀원 친구들이 가장 잘하는 게 개발인데, 이번 대회에 개발이 필요한 부분이 없었어서 내가 실수를 한 것 같다.
다음부터는 그냥 내가 조금 모자라더라도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과 팀을 맺어서 짐이 되는 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기획, 디자인, PPT 제작, 발표.. 진짜 사업계획서 작성 빼고는 다 한 것 같다.
그래도 팀원들이 없었다면.. 제시간에 끝내지 못했을 것이다...ㅎㅎ;;
사실 엄청 급하게 마무리하고 제출했다.
PPT 내용을 보면 딱 우리 상황이 어땠는지 알 수 있다.
창업을 계획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일단 해보자! 라는 생각만 담겨있다.
급하게 만들어서 후반에 가면 디자인도 없이 글만 박혀있고..ㅠㅠㅠㅠㅠ
정말 마지막에 확인하면서 부끄러울 정도였다.
제일 아쉬운 점은 아이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명확한 점 없다는 점이다.
앞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광고, 이벤트, 제휴를 통해 수익을 낼 것이다 라고 말해놓고, 뒤에서는 또 중개수수료, 광고배너와 같은 방법을 통해 수익을 낼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또 이것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저것도 추가해볼까? 하면서 살을 붙여나갔는데.. 시간이 없다 보니 좋은 아이디어임에도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중구난방이 된 느낌이었다.
( 차별점 파트에서 주문 가격별 등급에 따른 VIP 혜택에 관한 내용을 넣지 말고, 그냥 앞서 말한 우리 플랫폼이 타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성을 지니는지에 관해 좀 더 명확하게 말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고 반성해본다. )
추가적으로 일을 벌이기 전에,
- 우리 팀이 같은 목표나 생각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고 있는가.
- 내가 이 아이템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이 두 가지를 짚고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발표는 나름 괜찮게 했다고 생각한다.
모자란 PPT였지만,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은 즉흥적으로 말했고 적당한 어투와 속도로 말했다.
PPT를 보고 말한다고 시선처리를 잘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긴 하다..;
문제는 질문을 받았을 때였다. 진짜 엄청 당황했다..ㅋㅋ
만약, 투자를 받는 상황이었으면 끔찍했을 것 같다.
충격이었던 솔루션이 있는데, 우리가 을의 입장에서 시작하는 사업은 그 분야와 대기업들을 휘어잡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었다.
공감이 되었는 게, 결국 우리 서비스를 안 쓰겠다고 하면.. 사업 확장도 어렵고 그냥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분은 진짜 창업을 해보지 않고서는 알고는 있지만 생각해볼 수 없는 부분이니까.. 정말 값진 솔루션이였다.
결국 수상은 못했지만, 나름 결말을 잘 맺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론 만족했다.
정말 대학에 오지 않았다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창업을 유튜브나 드라마로만 봐왔지 진짜 해보려고 하니까 엄청 고민할 거리가 많은 것 같다..ㅋㅋㅋ
그렇지만, 또 한 번 경험해보니까 지원만 받는다면 못할 건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아이템만 좋다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방학 때 여러 해커톤과 아이디어톤을 나가게 될 것 같은데, 이를 대비해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 그냥 얘기와 기록
1) 다음에 창업기획을 한다면 참고할 것..!
2) 브레인스토밍 팔찌와 알차게 먹은 과자봉지
3) 참가상...??
4)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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